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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미술사 따라잡기 #7] 르네상스가 인간을 세웠다면, 바로크는 무엇을 남겼을까?

by 페즈디스펜서 2025. 5. 14.

🎨 ‘감정’으로 그림을 그린 시대, 바로크는 어디서 시작되었나?

“극적인 한 줄기 빛, 그곳에 인간이 있었다”

르네상스가 인간을 다시 중심에 놓았다면,
그다음 시대의 예술은 그 인간의 감정을 폭발시켰습니다.

고요한 이상에서 벗어나,
눈물과 고통, 절규와 구원의 한순간을 붙잡고자 했던 시대.
그 중심에는, 어둠 속에 그림을 그리고
빛 한 줄기로 사람의 심장을 흔들던 화가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카라바조(Caravaggio).

그는 묻습니다.

“신은 정말로 하늘 위에만 있는가?
아니, 그분은 거리의 남루한 옷을 입고
우리와 함께 있을 수 있다.”


 

🕯️ 바로크 미술의 시작, 감정의 폭발

‘바로크(Baroque)’는 포르투갈어로
“일그러진 진주”를 뜻하는 말에서 왔습니다.
아름다움은 있지만 완벽하진 않고,
규칙은 있지만 비틀려 있습니다.

바로크 미술은 더 이상 조용하고 안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극적인 순간과 감정의 정점을 포착합니다.

  • 손이 뻗어지고
  • 눈이 크게 뜨이고
  • 눈물이 흘러내리고
  • 빛은 어둠을 뚫고 들어옵니다

르네상스가 이성을 담았다면,
바로크는 감정을 밀어 넣은 미술이었습니다.


👤 카라바조: 현실 속 인간을 성인으로 그린 화가

카라바조는 거리를 걸었습니다.
귀족이 아닌 노숙자, 창녀, 죄수들의 얼굴을 관찰했고,
그들을 모델 삼아 성모 마리아와 예수를 그렸습니다.

그의 예수는 땀에 젖고,
그의 마리아는 눈이 퀭하며,
성인들의 발에는 먼지와 상처가 보입니다.

“하늘 위가 아니라,
땅 위에서 구원이 시작된다.”

 

 

카라바조는 이 선언을 그림으로 했고,
세상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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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과 어둠의 기술, 테너브리즘(Tenebrism)

 

카라바조 회화의 핵심은 단 하나,
입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어둠입니다.

  • 어두운 배경 속에서 단 하나의 인물만 빛을 받는다
  • 조명은 자연스럽지 않고, 거의 연극 무대처럼 드라마틱하다
  • 빛은 인물의 감정, 이야기, 신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된다

이 기법은 ‘테너브리즘(tenebrism)’이라 불리며
이후 유럽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칩니다.

카라바조는 빛을 단지 그리지 않았습니다.
빛으로 말했고, 어둠으로 침묵했습니다.


🌟 대표 작품: 그림 속 찰나의 진실

 

성 마태오의 소명(The Calling of Saint Matthew)-카라바조

 

1. 《성 마태오의 소명(The Calling of Saint Matthew)》

  • 한 줄기 빛이 어둠 속을 가르며
    세금징수 중이던 마태오의 손을 가리킵니다.
  • 예수는 말하지 않고, 빛만으로 부릅니다.
  • 📍 위치: 로마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

성 바울의 회심(The Conversion of Saint Paul)-카라바조

 

2. 《성 바울의 회심(The Conversion of Saint Paul)》

  • 바울이 말에서 떨어지고,
    두 손을 위로 들며 절규합니다.
  • 배경은 칠흑 같고,
    말 한 마리가 바울을 덮고 있습니다.
  • 신의 목소리는 없지만, 빛이 모든 걸 설명합니다.

이삭의 희생(The Sacrifice of Isaac)-카라바조

 

3. 《이삭의 희생(The Sacrifice of Isaac)》

  • 아브라함이 아들을 찌르기 직전,
    천사가 그의 팔을 붙잡습니다.
  • 칼끝, 눈빛, 피할 수 없는 감정이
    한순간에 응축되어 터져 나옵니다.

🙏 바로크는 믿음을 ‘느끼게 하는’ 예술

중세는 믿음을 가르쳤고,
르네상스는 생각하게 했지만,
바로크는 그 믿음을 ‘직접 느끼게’ 했습니다.

화려한 제단화, 돔의 천장화,
심장처럼 맥박치는 그림의 감정…

이 시대의 그림은 당신을 ‘구경꾼’이 아닌
‘이야기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이는 기술’을 가졌습니다.


🧠 카라바조 이후, 유럽은 달라졌다

카라바조의 빛과 어둠은
후에 렘브란트, 루벤스, 벨라스케스, 베르메르…
유럽 미술사 전체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실제 같은 신성함’이라는 개념은
신화보다 인간, 이상보다 현실로
예술의 무게중심을 아래로 끌어내렸습니다.

이건 단순한 양식의 변화가 아니라,
세상을 보는 시선의 변화였습니다.


✨ 결론: 빛의 방향이 바뀌자, 그림도 달라졌다

카라바조는 말합니다.

“내 그림 속 신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이 아니라,
당신 옆을 지나가는 그림자 속에 있습니다.”

 

 

그림 속 빛은 구원의 메타포이자
삶의 한 장면을 응시하게 만드는 도구였고,
그 어둠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신도 인간도 내 안에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카라바조가 빛과 어둠으로 만든 감동의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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