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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예술, 럭셔리를 입다: 바스키아 × 코치 콜라보레이션

by 페즈디스펜서 2025. 5. 27.

 

basquiat coach

 

👑 거리의 예술, 럭셔리를 만나다

 

— 장 미셸 바스키아 × 코치(COACH) 콜라보레이션 이야기

누군가의 예술이 죽은 후에도 세상 속에서 여전히 숨 쉬고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작품을 넘은 유산이자 언어다. 그리고 이 언어가 우리가 입는 옷과 들고 다니는 가방 위에 새겨졌을 때, 그것은 예술과 일상의 아름다운 교차점이 된다.

2020년, 뉴욕 태생의 브랜드 코치(Coach)는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넘은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의 예술과 손을 잡았다. 그 결과는 단순한 협업을 넘어선 하나의 '선언'이었다. 거리의 분노와 자유, 억압에 대한 저항, 흑인 정체성과 자아에 대한 깊은 사유가 담긴 바스키아의 예술은 코치의 세련된 감각 위에 깊은 울림으로 새겨졌다.


🎨 바스키아라는 언어

장 미셸 바스키아는 누구였을까? 그는 1980년대 뉴욕 거리에서 그래피티 아티스트 ‘SAMO’로 활동을 시작하며 미술계의 패러다임을 흔들었다. 단순한 낙서로 보일 수 있는 그의 작업은 사실 지독하게 날 선 사회적 통찰로 가득했다. 해부학적 드로잉, 즉흥적인 텍스트, 원시적인 선들 속에는 흑인의 정체성, 자본주의, 권력, 죽음에 대한 질문이 촘촘히 얽혀 있었다.

그의 작품을 처음 본 이들은 혼란스러울지도 모른다. 왕관을 쓴 공룡, 번져버린 문장,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들. 하지만 그 모호함 속에 바스키아는 질문을 던진다. “너는 누구냐?”, “너의 권력은 어디에서 왔는가?”, “무엇이 너를 침묵하게 만드는가?”

 

장 미셸 바스키아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2025.03.04 - [화가의 마음을 걷다] - 27세에 요절한 검은 피카소로 불린 천재 예술가-장미셸 바스키아


👜 예술이 패션을 입다

 

basquiat coach

 

 

코치는 이 강렬한 언어를 존중하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튜어트 베버스(Stuart Vevers)는 바스키아의 메시지를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패션 아이템에 담아냈다. 결과는 놀랍도록 자연스러웠다. 럭셔리 가죽 가방, 재킷, 후디, 신발 등 다양한 아이템에 바스키아의 드로잉과 텍스트, 대표적인 '왕관(Crown)'과 '공룡(Rex)' 모티프가 더해지면서, 거리의 예술은 새로운 차원의 아름다움을 얻었다.

특히 Rogue 백은 바스키아의 메시지를 그대로 담아낸 대표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깊은 블랙 가죽 위에 대비되는 원색의 드로잉은 거친 동시에 강렬하다. 이 외에도 크로스바디 백, 트렌치코트, 스니커즈 등 다양한 아이템이 출시되며 바스키아의 감성이 브랜드 전반에 녹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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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넓어진 이야기의 무대

 

jessica kelly coach

 

 

이 콜라보레이션은 단순히 제품을 출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코치는 이 협업을 통해 바스키아라는 인물과 그 예술, 그리고 그가 남긴 ‘목소리’를 세상에 다시 한번 들려주고자 했다.

공식 캠페인 영상에는 제니퍼 로페즈와 마이클 B. 조던이 등장했으며, 바스키아의 실제 조카인 제시카 켈리(Jessica Kelly)도 모델로 참여해 그의 가족이 직접 프로젝트에 함께했다. 캠페인은 바스키아가 어린 시절 살았던 브루클린의 풍경을 배경으로, 그의 삶과 철학을 시적으로 담아냈다.

이런 방식은 단순한 상업적 목적을 넘어서, 바스키아를 하나의 ‘유산’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코치는 그를 브랜드에 덧입힌 것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하고 ‘기억’한 것이다.


💭 우리는 왜 이 협업에 끌리는가?

 

basquiat Collection

 

 

바스키아는 생전 상업화를 혐오했던 예술가였다. “예술은 상품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뼈에 새기고 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작품은 죽은 후 수천만 달러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고, 명품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소비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협업은 바스키아의 철학을 배반하는 걸까?

꼭 그렇지는 않다. 코치의 이번 협업은 바스키아의 원작을 단순히 장식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그의 메시지를 현재의 언어로 번역한 시도였다. 그것이 명품 브랜드였다는 사실보다는, 그 메시지를 ‘들으려는 자세’가 있었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코치는 그 점에서 꽤 진심이었다.


✨ 마무리하며

바스키아 × 코치 컬렉션은 단순한 콜라보 그 이상이다. 그것은 거리의 목소리를 브랜드의 언어로 옮긴 일이었고, 잊히지 않아야 할 예술가를 다시 세상 속으로 불러온 기념비적인 작업이다.

패션은 가장 대중적인 예술이다. 그리고 그 위에 바스키아의 정신이 새겨졌을 때, 우리는 일상에서 예술을 만지고, 들고, 입을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이 협업이 가진 가장 큰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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