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서를 입다, 자유를 걷다
— 키스 해링 × 유니클로 (Keith Haring × UNIQLO) 콜라보 이야기
어린아이의 낙서 같은 선, 강렬한 색채, 춤추는 사람들과 심장, 개구리, TV, 빛나는 아기.
이 단순한 그래픽들이 하나의 언어가 되었고, 거리의 벽에서 옷장의 티셔츠까지 확장되었다.
그 중심에는 늘 **키스 해링(Keith Haring)**이 있었다.
그리고 2010년대 중반, 그의 작품이 **일본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와 만났을 때, 그 예술은 더욱 많은 이들의 일상에 도달하게 된다. 키스 해링이 평생 꿈꿨던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예술”, 그 이상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 거리에서 태어난 예술, 키스 해링
키스 해링은 뉴욕 지하철에서 출발했다.
1980년대 초반, 그는 지하철 광고판에 종종 비어있는 검은 칠판 위에 분필로 낙서를 했다.
그림은 곧 **“서브웨이 드로잉”**으로 불리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고, 점차 예술계와 대중 모두에게 사랑받기 시작했다.
해링은 인종차별, 성소수자 인권, 에이즈, 반핵, 어린이 권리 등 사회적 주제를 단순한 기호로 표현했다. 그의 선들은 따뜻했고, 강했으며, 거리 위에서 **“모두를 위한 예술”**이라는 신념을 실천했다. 그는 소수자와 대중의 편에 서는 예술가였다.
해링의 작업은 자본주의 예술의 반대편에 서 있었지만, 그는 동시에 굿즈와 상업적 작업을 통해 예술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그에게 상업성은 예술의 타락이 아니라, 예술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방법이었다.
키스해링이 더 궁금하다면?
2025.03.04 - [화가의 마음을 걷다] - 뉴욕 지하철에서 탄생한 천재 예술가-키스 해링
👕 유니클로가 해링을 입히다
UNIQLO는 "LifeWear(일상의 옷)"이라는 슬로건 아래, 심플하고 합리적인 패션을 지향하는 글로벌 브랜드다. 그리고 이 브랜드는 예술을 옷에 담아내는 프로젝트, UT (UNIQLO T-shirts) 라인을 통해 전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왔다.
그 중에서도 키스 해링과의 콜라보 시리즈는 가장 상징적인 성공작 중 하나다.
해링의 아이코닉한 드로잉이 새겨진 티셔츠, 스웨트셔츠, 에코백 등이 매 시즌 새로운 디자인으로 출시되며 매진을 거듭했다.
하트 도그, 빛나는 베이비, 춤추는 피플 등 그의 대표 이미지가 일상복 위에 살아났고, 그것을 입는 모든 사람이 작은 캔버스가 되었다.
🌈 예술의 일상화, 소비를 통한 공유
UNIQLO의 키스 해링 컬렉션은 단순한 디자인 티셔츠가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의 메시지였다.
“예술은 우리 모두의 것”,
“자유롭게 표현하고, 자유롭게 사랑하라”,
**“인간은 평등하다”**라는 해링의 외침이 일상 속 옷 위에 각인된 것이었다.
소비는 해링에게 있어서 창의적 행위의 연장이었다.
그는 생전에 "예술은 박물관에서가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야 한다"고 믿었고, 유니클로는 이 철학을 가장 직접적으로 실현시킨 플랫폼이 되었다.
그 결과,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키스 해링의 예술을 입고 다녔다.
단지 한 벌의 티셔츠가 아니라, 예술가의 가치와 신념이 세계를 떠돌고 있었다.
📢 해링은 왜 유니클로와 잘 어울렸을까?
- 가치의 일치
키스 해링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예술을 꿈꿨고, 유니클로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옷을 만든다.
그 둘은 철학적으로도, 가격적으로도 대중성과 민주성을 지향한다. - 형태의 간결성
해링의 작업은 선이 단순하고 상징적이다. 유니클로의 미니멀한 디자인에 완벽하게 녹아든다. - 글로벌 메시지
인권, 사랑, 평화, 자유… 해링의 메시지는 국적을 초월한다. 유니클로가 추구하는 ‘글로벌 일상복’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이야기다.
💬 예술과 소비의 접점, 그 가능성
"예술이 일상으로 오면 가볍다는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진짜 예술은 일상에 닿을 때 가장 강력하다."
– 키스 해링
키스 해링과 유니클로의 콜라보는 예술과 소비가 양립할 수 있음을,
그리고 상업적 성공이 곧 철학의 왜곡이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그 반대로, 옷이라는 매개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예술가의 메시지를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 맺음말 — 자유를 걷는 티셔츠
유니클로 UT 시리즈 중 키스 해링 컬렉션은 지금도 시즌마다 리뉴얼되며 수많은 팬을 만들고 있다.
그의 낙서는 여전히 거리에서, 전시장에서, 그리고 사람들의 가슴 위에서 살아 숨 쉰다.
해링의 티셔츠는 단순한 옷이 아니다.
그건 선언이다.
사랑하라, 춤춰라, 연대하라. 그리고 세상을 바꾸어라.
그리고 우리도 해링처럼, 그 메시지를 오늘도 입고 걷는다.